[투자 마인드 - A] 20대, 취업 1년만에 가치투자를 위해 집을 샀다.

현명한 투자자가 되기 위한 내 집 구매


Before you invest in any company, you should be able to answer three questions:
1. Do I Own a house?
2. Do I need the money in the next couple of years?
3. Do I have the personal qualities it takes to succeed?

Peter Lynch, One Up on Wall Street (1989)

안녕하세요 TAL의 A입니다.

갑자기 일주일 만에 돌아오자마자 집을 샀다는 소식 부터 전해드리게 되었습니다.
제가 집을 사야겠다고 결심하고 실제로 행동에 옮긴 이유는 명확합니다. 제대로된 투자를 하고 싶어서입니다.

물론 서두에 언급한 피터린치라는 대단한 사람이 한 말이기 때문에 산 것은 아닙니다. 하지만 수많은 대가들이 가리키는 본질과 마인드를 향해 나아가기 위해서 저는 이 결정이 옳다고 판단했습니다.

저는 투자 대가들의 현명함을 빌려 제 행동에 옮기고 여러분들에게 함께 공유드립니다. 오늘은 투자 마인드와 집 구매가 어떠한 관계를 가지는지 전달드리고자 합니다.

제 목적은 '투자'가 아닌 '실거주'입니다.

먼저 본격적인 말씀을 드리기전에, 그래도 정말 집을 구매한 것이 맞는지 말씀드리겠습니다.

그리고 명확히 말씀드리자면, 저는 '투자' 목적으로 부동산을 구매한게 아닙니다.
저는 '실거주' 목적으로 구매했습니다.

제가 집을 산다고 했을 때 많은 주변 사람들도 그랬듯이, 아마 여러분들도 똑같이 질문을 던지실 것 같습니다. 네 맞습니다. 이왕이면 투자성도 있는 집을 사는게 좋다고 저도 당연히 생각합니다. 한국에서 부동산만큼 입증된 투자는 또 없으니까요.

하지만 제가 그렇게 하지 못한 이유가 2가지 있습니다.


먼저, 투자를 위한 부동산 진입가격이 저에게 매우 높았습니다.

투자성을 갖춘 아파트의 경우 서울은 못해도 5-6억, 경기 수도권은 3-4억 부터 시작합니다. 물론 이 가격보다 낮은 집들도 많으며, 저는 아파트 기준으로만 말씀드렸기에 다른 유형의 보다 입지 좋고 저렴한 주택도 많습니다.

그러나 제가 부동산 구매를 위해 10권이 넘는 관련 서적을 읽고 다양한 영상 콘텐츠를 보며 느낀 것은, 비싼 부동산은 그 이유가 있고, 싼 곳 역시 그만한 이유가 있다는 것입니다. 그래서 이 가격대의 매물은 제가 연봉의 일부로 모은 돈으로 진입이 매우 어렵습니다.


두번째로는 제가 원하는 투자를 하기 어렵기 때문입니다.

솔직히 말씀드리면 영혼을 끌어모은다면 최소 가격대로 진입은 할 수 있습니다. 하지만 월마다 상환해야할 대출 원금과 이자는 매우 부담입니다. 이 부담은 향후 투자를 제대로 하고 싶은 저에게 매우 좁은 선택지를 제공합니다. 저는 부동산으로 정말 큰 투자를 하고 싶진 않습니다.

이번 거래를 통해 느낀 것은 부동산 거래가 생각보다 따져보아야 할 것이나, 법적인 리스크가 많다는 점입니다. 저한테는 유동성이 풍부하고 정보 접근성이 그래도 좀 더 열려있는 투자가 더 저에게 맞다고 생각합니다. 그래서 월급에서 최대한 주거비는 아끼고, 제가 원하는 곳에 투자할 수 있는 구조를 만들고 싶었습니다.

무엇보다 부동산은 살 수 있을 때 사는게 좋다고 생각합니다. 순 자기자본 100%로 괜찮은 집을 살 수 있는 직장인이 있다면 정말 오래 모아오셨거나 H.E.N.R.Y 수준을 까마득히 넘은 수준이실 겁니다.

그래도 1년 동안 열심히 아끼고 모은 덕에 최소한의 진입 요건을 갖추어 집을 살 수 있게 되었습니다. 다만 실거주만 생각하다보니 정말 좋은 입지의 좋은 곳이라기 보다는, 조용하지만 좁지는 않은 아파트 정도라고 생각해주시면 될 것 같습니다.

그래서 주식 투자 제대로 해보고 싶습니다.

결국 내 자산을 어디에 위치시킬 것인가? 라는 질문에 답하는 것이 투자라고 생각합니다. 그리고 투자는 수익보다는 위험을 헤지 (hedge)하는 행위에 더 가깝다고 판단했습니다. 위험이란 인플레이션, 통화가치의 폭락 같은 것들이죠.

내 시간으로 바꾼 소중한 현금 자본을 훌륭한 자산으로 바꿔 제가 가진 것의 가치하락을 막는 것입니다. 이 과정에서 초과 수익을 얻으면 너무 좋겠지만, 저는 수익을 보는 경향이 강한 투기보다는 원금을 보전하면서 수익을 얻고자 하는 투자를 하려고 합니다.

그래서 투자에 최적화된 구조를 먼저 찾는 것이 제가 가장 먼저해야 할 우선순위 과제라고 생각했습니다. 제 첫 번째 글에서 말씀드렸듯이, 해자가 있어 회복탄력성이 좋은 돈 잘 버는 사업체를 골라 주식을 장기적으로 들고 있으면서 복리효과에 의해 원금을 보전하면서 수익을 보전하는 것이 바로 투자입니다.


여기서 핵심은 '복리효과'입니다. 이걸 누리기 위해서는 주식을 구매하고, 장기적으로 팔지 않아야 할 수 있어야 합니다. 그럴려면 평소 가진 것보다 주식에 있는 것 까지 빼야하는 큰 돈 들어갈 일이 없어야 합니다.

하지만 현실적으로 우리가 취업을 하고 몇년 돈을 모으다가 인연이 맞아 결혼하게 되면 결혼에도 상당한 돈이 들게됩니다. 결혼이 아니더라도 30대가 좀 넘어서 집을 사거나, 본인 또는 주변의 소중한 누군가가 갑작스럽게 아파서 병원비가 나갈 수도 있습니다.

미래는 예측할 수 없지만, 관습적인 부분은 충분히 예측할 수 있습니다. 일례로 제 직장 선배는 이번에 결혼을 하시면서 배우자가 그동안 투자해왔던 주식을 다 빼서 결혼자금을 마련하셨다고 합니다. 그 과정에서 계좌는 +인 종목들도 있었지만, -종목들도 있었습니다. 몇 년 투자했다고 무조건 +인 상태일 수는 없습니다.

그 유명한 S&P 500도 몇 년에 한 번 큰 폭락을 겪곤 합니다. 그리고 이 폭락 시점이 여러분의 결혼, 은퇴, 병원비 마련 시점을 피해서 일어난다는 보장은 없습니다. 그렇기 때문에 저는 큰 돈이 나갈 수 있는 부분은 미리 해결하는게 맞다고 생각했습니다.


무엇보다 주거비는 저에게 있어 고정비입니다. 저는 상경했기 때문에, 월세든 전세든 주거비가 필수적으로 나가게 됩니다. 물론 매매를 하게될 경우 대출금액이 순자본보다 크기 때문에 월 원리금상환액이 클 수밖에 없습니다.

하지만 앞서 언급한 인플레이션과 통화가치 하락은 오히려 대출에 있어서는 긍정적인 요소로 작용합니다. 그 기간이 길면 길수록 더욱 좋습니다. 인플레이션으로 제가 월마다 내야하는 돈의 가치는 점점 내려갈테니까요.

다행히 저에게 주택 구매라는 큰 돈이 나가는 변수는 제가 통제할 수 있는 변수입니다. 지금 결혼할 사람이 없기 때문에 집 구매 결정에 자유롭고, 주거비는 고정적으로 나갔기 때문에 그 규모의 차이만 있을 뿐입니다.

즉 제가 택한 자산 전략은
남에게 빌린 돈 > 인플레이션, 원화가치하락으로 가치하락을 유도,
나의 돈 > 가치하락을 헤지할 수있는 훌륭한 자산으로 옮겨 가치하락을 방어
하는 것입니다.

생애최초, 무주택... 물론 이 요건을 가지고 더 비싸고 투자성 있는 부동산을 산다면 더할 나위 없이 좋을 것입니다. 그러나 제가 가진 것과 제가 하고 싶은 것, 무엇보다 부동산은 지금 투자하지 않겠다는 생각으로 저는 결정을 내렸고 실행을 완료했습니다.

다만 생애최초는 부부 둘다 해당되어야 사용할 수 있는 것이기 때문에 나중에 배우자와 추가적으로 집을 살 일이 생겨서 질타를 받는다면... 감당해야죠 😦 (대신 투자로 돈을 열심히 모아왔다는 변명을 하겠습니다)

곧 올 그 날을 준비하며

처음에 등장한 피터린치의 3가지 질문의 핵심은 정말로 집을 사라는 것이 아닙니다. 앞서 말한 장기 투자에 있어 안 좋은 영향이 될만한 변수를 제거해야 한다는 것이죠. 저는 이번에 부동산을 구매하면서 현재로서 가장 크게 예상되는 변수를 제거했습니다.

잔금 이후부터는 정말 본격적으로 투자를 준비해보려고 합니다. 그 날을 위해서 현명한 투자자 마인드를 위해 관찰하고 공부하겠습니다. 여러분들의 투자 여정에 있어서 조금이나마 대가들의 현명함을 빌려드릴 수 있다면 좋겠습니다.

다음 주에는 아무것도 모르는 사회초년생이 부동산을 구매하면서 공부했던 것들, 자잘한 팁, 주의해야할 점들과 함께 찾아뵙겠습니다.